뉴욕타임스가 15일 영국 정부의 왕실 지원 명세와 왕실의 자체 수입, 재산 현황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는 버킹엄 궁이 주된 거처이지만 주말에 이용하는 윈저 궁, 크리스마스 때 이용하는 샌드링엄 성을 비롯해 영국 전역에 많은 왕궁을 갖고 있다. 이를 유지하는 데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비용이 매년 3310만 달러에 이른다. 주거비로만 매년 300억 원을 쓰는 셈.
엘리자베스 여왕은 또 올해 3월로 끝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국가수반으로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활동비 2480만 달러를 영국 정부로부터 받았다. 왕실 직원 인건비도 여기에서 나간다. 남편 필립공은 ‘여왕 남편 활동비’ 명목으로 80만 달러를 받았다.
영국 정부의 지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특별기, 특별열차, 특별헬기 등 여행 경비와 대외관계 지원에 1240만 달러, 해외 순방 및 의전경비로 470만 달러를 추가 지원했다.
이처럼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돈은 어림잡아 7500만 달러에 이른다. 왕실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700억 원을 국고에서 지출하는 것.
여왕은 별도의 개인 수입도 있다. 랭커스터 영지에서 나온 총수입이 지난해 2870만 달러다.
왕실 소유 예술품과 보물 등의 관람료 수입도 4880만 달러에 이른다. 이 수입은 왕실컬렉션 유지 비용으로 쓰인다. 여왕은 막대한 액수의 별도 투자펀드도 갖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 명의로 돼 있는 여왕투자펀드의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왕의 총재산 규모는? 원래 공개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개인 재산과 왕실 재산의 경계도 분명하지 않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여왕 개인 재산을 6억5000만 달러(약 6000억 원)로 추정했다. 예술품, 보물, 영국 전역에 있는 부동산 등을 합친 왕실 재산이 142억 달러(약 13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랭커스터 영지의 가치는 2006년 기준 6억9300만 달러. 찰스 왕세자의 콘월 영지는 12억 달러로 각각 추정된다.
여왕은 이처럼 막대한 재산을 소유했지만 후계자는 상속세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단, 왕실 가족도 1993년부터 매년 개인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여왕은 세금 납부 명세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나 찰스 왕세자는 지난해 670만 달러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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