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또… 서 있을수가 없었다”

  • 입력 2007년 7월 17일 02시 59분




2004년 10월 ‘니가타(新潟) 현 주에쓰(中越) 지진’의 후유증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는 니가타 현 주민들은 또다시 강진이 이 지역을 덮치자 깊은 충격과 상심에 빠졌다.

주민들은 “제자리에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강력한 흔들림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피해자는 “지진이 일어나고 10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포와 혼란 속의 주민들=붕괴된 집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가시와자키(柏崎)초등학교 등 대피시설이 이재민으로 넘쳐나자 일부 주민은 “집이 무너질까 겁난다”며 승용차 안에서 밤을 새웠다.

올 3월 노토(能登) 반도 지진처럼 가옥 붕괴가 많았던 이번 지진으로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고령자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NHK가 보도했다.

무너진 집 더미에 깔린 한 80대 여성은 인근 주민 30여 명이 장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구조했으나 치료 과정에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병원도 혼란의 도가니였다.

가리와(刈羽)종합병원은 밤늦도록 부상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자 병원 출입구에 임시 병상을 설치하고 환자를 치료했다. 지진 때문에 단수가 계속되면서 투석치료가 필요한 일부 환자가 물 부족으로 단축치료를 받는 사태도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용이 중단된 수세식 화장실을 대신해 병원 주위에 임시화장실 13곳을 설치했다. 병원 앞마당에 텐트를 치고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도 있었다.

자위대가 출동해 급수활동을 하기 전에는 물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편의점과 슈퍼마켓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갈수록 늘어가는 피해 규모=이번 지진으로 무엇보다 교통망이 큰 타격을 입었다.

가시와자키 역에서는 정차 중이던 2량짜리 일반열차가 탈선하는 바람에 일부 구간의 신칸센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신에쓰(信越)선 요네야마(米山)∼가사지마(笠島)의 터널에서는 주행 중이던 화물열차의 전기기관차가 탈선했다. 신에쓰선의 또 다른 구간에서는 무너져 내린 토사에 선로가 완전히 파묻히기도 했다.

고속도로와 국도도 군데군데 끊어지거나 토사에 막혀 교통당국이 여러 지점의 운행을 금지시켰다.

산업시설의 피해도 꼬리를 물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지역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된 것 이외에도 적지 않은 기업이 공장 조업을 멈췄다. 가동이 중단된 가시와자키 원자력발전소는 도쿄(東京)전력 총계획 발전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산업계는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 니가타 현의 경제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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