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 측에 '한국인 피랍자들이 기독교 선교와 관련 있다는 한국 언론보도를 막아달라'고 정식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프간 정부가 국내 언론보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자국 언론 등을 통해 탈레반 무장세력 측에 '여론압박' 전술을 구사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는 현재 탈레반 무장세력 측과 인질석방을 위한 직접 접촉과 별개로 "한국인 피랍자들이 노약자들을 위해 순수 의료봉사 목적으로 왔고 이들을 납치하는 것은 이슬람 전통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전개하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와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아프간 주민들의 여론에 호소하는 홍보활동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언론이 한국인 피랍자들의 기독교 선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탈레반 무장세력의 심기를 건드려 본격적인 인질 석방 협상 시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아프간 정부 측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탈레반 무장세력의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21일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 인터뷰에서 "선교(宣敎)활동은 이슬람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힌 대로 기독교 선교는 탈레반 무장세력에게는 '살해 명분'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아프간 정부는 한국의 보도내용이 납치해결을 지연시키거나 안전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한국 정부가 언론 등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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