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 사령관은 25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의 강연을 통해 대만이 ‘중화민국’ 대신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천 총통의 담화를 비판했다. 그는 “이는 지역 내 어느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대만 해협 양안의 긴장만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강연이 끝난 후 대만 언론에 “양안 긴장은 중국 대륙과 대만 서로의 상호작용 속에서 고조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양안 간에 단기간 내에 어떤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미군 당국자가 급진적 대만 독립 노선을 걷는 천 총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고위층은 방미 중인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대선후보에게도 유엔 가입 국민투표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천 총통 정부의 ‘탈중국화’와 ‘유엔 가입’ 등 독립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한 의사 표시로 대만에 무기 판매도 거절했다고 다궁보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 대만군의 훠서우예(곽守業) 참모총장이 미국을 방문해 F-16C와 F-16D의 판매를 요구했으나 거절했다.
키팅 사령관은 미국이 무기 판매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지지하지 않는 군사 장비 구입 요청이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키팅 사령관은 “대만은 특정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지만 우리는 훠 장군에게 현재 대만이 가진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천 총통은 19일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대신 대만(Taiwan) 명의로 된 유엔 가입 신청서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으나 유엔 사무국은 20일 신청서를 개봉조차 하지 않은 채 반려했다.
유엔은 이를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1971년 총회 결의 2758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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