쩡 부주석은 중앙정치국 권력 서열상 5위에 불과하지만 상하이방(上海방)의 영수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심복인 데다 이른바 ‘태자당’(太子黨·중국 당·정·군·재계 고위층 인사의 자녀 4000여 명을 일컫는 말)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이다.
쩡 부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당의 건설 및 조직 업무 감독을 맡고 있다. 고위 당정 간부의 임명과 공산당 중앙조직부의 선발도 책임지고 있다. 제17차 당 대회에서는 주요 인사의 사전 조정과 대표 선거 및 중앙위원회 구성도 맡았다.
따라서 그는 현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권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진퇴에 관한 예상은 엇갈린다. 올해 당 대회 이후에도 살아남아 후 주석과 권력을 분점할 것이라는 전망과 ‘자기희생’ 차원에서 스스로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쩡 부주석이 후 주석과 동반자 관계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쩡 부주석이 여전히 태자당의 우두머리로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로 불리는 후 주석과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쩡 부주석은 이미 후 주석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후 주석 역시 쩡 부주석의 지지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주석으로 자리를 옮길 수는 있어도 지도부에서 완전히 퇴진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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