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또 “살해” 협박, 시한 내일까지 연장

  • 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30일 한국인 피랍 사태 해결의 협상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이틀 연장했다고 AP통신이 아프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탈레반이 동료 수감자 석방과 관련한 추가 협상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 측은 시한 연장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탈레반 측의 시한 연장은 19일 한국인 납치 이래 10번째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30일 시한을 두 차례 넘기며 협상을 벌였다. 탈레반 측은 당초 이날 오후 4시 반이던 협상 시한을 오후 8시 반으로 4시간 연장했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P통신에 시한 4시간 연장을 밝히며 “그때(오후 8시 반)까지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 주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통화에서는 “(시한이 지난 뒤에는) 탈레반 지도부가 ‘결정’을 재고할 것이다. 여기서 결정이란 협상 시한과 인질의 운명”이라고 말해 시한을 다시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탈레반이 시한을 다시 연장함에 따라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막판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탈레반은 그동안 아프간 교도소에 수감 중인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아프간 정부는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은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한편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정부와 여러 우방은 물론 무장단체 측과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아프간 일각에서 거론되는) 무력을 사용한 해결 방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면담한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에게 2, 3일 더 현지에 머무르며 피랍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을 이날 지시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백 실장의 특사 활동 연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만들어 오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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