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31일 밤 추가로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남성 인질 1명은 심성민 씨가 아닌 송병우 씨 일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스프 아마디와 31일 새벽 3시경 직접 통화 한 MBC 이진숙 워싱턴 특파원은 이날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피살자의 신원과 살해 이유, 미국 측 입장 등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피살자의 신원과 관련한 아마디와의 통화 내용이다.
이 특파원은 “아마디 대변인과는 인질 살해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 통화를 했는데 그는 ‘한국시간으로 31일 밤 12시30분에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마디 대변인이 인질과 관련해서 신원을 밝혔는데 감이 멀어서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오벙’ ‘오벙’이라고 두 번 반복했다”며 “정확하게 누구라고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과 통화 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았지만 가능성이 있는 것은 심성민 씨나 송병우 씨였다”며 “통상 서양 사람들은 ‘여’ 발음을 잘 못해 ‘오벙’은 ”병우‘로 추정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정확한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이 특파원은 “현재 누구라고 추정해서 피살자의 이름을 거명하기에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히 시신을 확보하고 신원 확인을 거친 다음에 발표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아마디 “아프간 정부 반응 없으면 인질들 목숨 위험해질 것”
이 특파원은 또한 “‘계속해서 인질을 살해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마디는 ‘아프간 정부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의 목숨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거듭해서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하지 않았다’는 뜻을 전하는 것은 추가 살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입장 밝히지 않아”
이 특파원은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측의 입장에 대해 “미국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주려고 한다”며 “처음부터 한국정부가 (상황을) 확인한 뒤에야 미국은 공식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도 인질 살해 소식을 접한 뒤 미국무부에 전화했지만 ‘사실을 확인 중이다. 테러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며 “인질 석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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