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아프간 통신원 리포트]탈레반 “협상실패” 또 긴장

  • 입력 2007년 8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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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에 노골적 불만 표시… “오늘까지 답 달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인질 19명을 억류 중인 탈레반 무장세력이 16일 한국 정부와의 대면접촉 결과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협상 결과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한동안 뜸하던 인질 추가 살해 위협도 재개했다.

10일과 11일 한국 측과의 두 차례 대면접촉 이후 13일 ‘조건 없이’ 여성 인질 2명을 우선 석방한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8일 인질 살해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제 협상은 시간 낭비다”(DPA통신), “협상을 해 봐야 더 얻을 것이 없다”(AFP통신)라고 협상 결과에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인질들을 실질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지휘관 압둘라 잔은 한국 측이 ‘답’을 내놓아야 할 시한을 20일로 못 박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색된 기류는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협상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보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가 탈레반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는 19일 칸 씨와의 통화에서 “(압둘라 잔이) 시한 운운 하는 것은 의사 전달 과정에 잘못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간 정부 측이 혼란을 만들고 있다. 시한을 정한 일은 없으며 당분간 인질들을 죽이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사비르는 또 “우리는 한국과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넣는 데 성공했다. 미디어 홍보전에서도 성공했다. 우리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냉각기를 가지면서 이 드라마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가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고 말했다고 칸 씨가 전했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 측을 설득해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이번 피랍 사태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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