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몸값 378억원 지불 소문”

  • 입력 2007년 8월 30일 2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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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 측의 협상 자세와 내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몸값 지불설'을 거론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9일 '한국 정부가 인질 석방의 댓가로 2000만 파운드(약 378억 원)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의 앨런 피셔 카불 통신원은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고위 관리가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국 정부가 탈레반에 이미 현찰을 지불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같이 몸값 지불설이 제기되는 이유는 정부와 탈레반이 발표한 5대 합의 내용이 표면상 탈레반의 '무조건 항복'처럼 비쳐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연내 철수와 선교 및 구호 요원 철수를 조건으로 19명 인질 전원을 석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예정돼 있거나 이행된 사항이다. 탈레반이 줄곧 요구해왔던 동료 죄수 석방 문제도 합의 내용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도 인터넷판에서 일본 신문 등을 인용해 '탈레반이 요구한 몸값은 1000만 달러(약 93억원)이며 한국 정부는 50만 달러(약 4억6000만원)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또 한국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인질 석방 조건으로 아프간 주둔군 철군을 수락한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사태 초기에 방송을 통해 아프간 주둔군 철군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협상 카드를 너무 일찍 빼들었고 △노 대통령이 미국에 (납치범들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원칙을 바꿔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하는 등 피랍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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