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내외 전문가 42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의 이 위원회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자문관을 지낸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 씨가 수장을 맡고 있다. 공식 명칭은 ‘성장 방해 요인 연구회’.
아탈리 씨는 출범 직후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을 5%까지 끌어올릴 방법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프랑스의 성장률은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아탈리 씨는 미국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 교수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성장을 막는 것은 문화적 정신적 차원’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보고서 내용이 프랑스 국민에게 정신적 쇼크를 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단순히 기술적 요인만 나열하는 보고서는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위원회에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 미국 하버드대의 성장이론가인 필리프 아기옹 교수 등 경제학자들과 함께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시어도어 젤딘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신경정신과 의사인 보리스 퀴릴닉 씨 등이 들어가 있다.
아탈리 위원회는 당초 보고서를 연말까지 낼 계획이었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는 바람에 한 달 뒤 보고서 초안을 엘리제궁에 제출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중시하는 것은 프랑스 국민의 노동관을 개조하는 것.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노동의 가치 회복’을 구호로 내세웠다. 프랑스의 주 노동시간은 35시간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인은 일상의 48%만을 일하는 것에 사용하는 데 비해 영국인은 58%를 사용한다.
정원이나 영업시간 제한도 프랑스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택시 운전사의 정원이 일정 수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일요일에 상점 문을 여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프랑스에서 잘 알려진 ‘프랑스 열정의 역사’란 책을 쓴 젤딘 교수의 임무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바꿀 방법을 제시하는 것. 외국인을 환대하는 프랑스로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신적 외상(trauma) 치료 전문가인 퀴릴닉 씨는 프랑스 국민이 왜 즐겁지 않은지를 분석해 보고서에 담을 예정이다. 아탈리 씨는 프랑스 국민이 즐겁지 않은 게 바로 성장을 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해 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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