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지붕밑]환락가 피갈, 10대 폭력에 떤다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9월 7일 03시 01분


청소년 폭력조직 간 갈등이 프랑스 파리의 큰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파리의 환락가 피갈에 있는 나이트클럽 ‘폴리스 피갈’. 월요일 저녁마다 미국 랩 가수처럼 차려입은 젊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거의 모두 파리 교외에 사는 청소년들로 인종적으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들이다.
최근 GDN이라고 불리는 북역파(北驛派)와 데프 마피아(Def Mafia)라고 불리는 라데팡스파의 싸움이 벌어진 곳은 붉은 유리와 의자로 둘러싸인 ‘폴리스 피갈’의 어두침침한 댄스홀에서였다.
과거에도 두 파는 심심치 않게 싸움을 벌였지만 지난달 13일 라데팡스파의 한 조직원이 북역파에게 맞고 돌아온 것이 새로운 싸움의 발단이었다.
라데팡스파는 10여 일 후인 26일 보복원정대를 보냈다.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폴리스 피갈 앞에서 두 파의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북역파와 라데팡스파는 각각 40명 정도의 조직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역파가 센생드니 등 파리 동북쪽 교외 출신으로 구성된 반면 라데팡스파는 파리 서쪽 교외의 오드센 이블린 발두아즈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피갈과 북역 일대는 이들의 세력권이 만나는 지점이다.
피갈이 위치한 파리 9구의 자크 브라보 구청장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이 문제를 중시해 경찰력의 증원을 호소해 왔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북역이 있는 파리 10구의 레비 프로 부구청장은 “북역의 마약 거래는 역 안에서 일어나 역 밖은 안전했는데 최근에는 역 밖에서도 불안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근 두 파는 역시 마약 거래 장소로 빈번히 활용되는 교외선(RER) 샤틀레 레알 역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올해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조직 간 싸움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9% 증가했다. 미셸 알리오마리 내무장관은 6일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장클로드 마랭 파리 검찰청장은 “우리는 파리를 뉴욕의 브롱크스처럼 만들려는 젊은이들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