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목사 “오바마 백인처럼 행동”

  • 입력 2007년 9월 21일 03시 04분


한때는 좋았는데…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왼쪽)과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올해 1월 시카고에서 열린 마틴 루서 킹 장학금 수여식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잭슨 목사는 최근 오바마 의원을 “백인처럼 행동한다”며 비판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한때는 좋았는데…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왼쪽)과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올해 1월 시카고에서 열린 마틴 루서 킹 장학금 수여식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잭슨 목사는 최근 오바마 의원을 “백인처럼 행동한다”며 비판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고교 인종갈등 소극 대응하자

지지해온 후보에 비난 퍼부어

“버락 오바마 후보는 마치 ‘백인처럼 행동(acting white)’한다.”

흑인 민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가 18일 자신이 지지해 온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오바마 상원의원을 이렇게 맹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후보가 선두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따라잡을 만큼 대담하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잭슨 목사의 날선 비판은 지난해 12월 루이지애나 주 제나의 한 고등학교에서 흑인학생 6명이 백인학생 1명을 폭행한 데서 비롯된 이른바 ‘제나 식스(6)’사건에서 비롯됐다.

폭행에 가담한 흑인학생이 2급살인 혐의를 적용받아 흑인사회로부터 ‘인종차별적 단죄’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채 16세에 이르지 못했던 흑인학생이 청소년법정이 아닌 성인법정에서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단에게서 재판을 받은 것이 쟁점으로 불거졌다.

이 재판은 지난해 8월 한 흑인학생이 ‘백인 나무’로 알려진 나무 아래에 앉았다가 다음 날 백인우월단체 KKK(쿠 클랙스 클랜)의 ‘교수형 밧줄’이 나무에 걸린 사건과 맞물리면서 파장은 커졌다. 이 사건에 연루된 백인학생 3명에 대한 징계는 정학에 그쳤기 때문이다.

잭슨 목사는 “내가 대선 후보였다면 모든 관심을 이 사건에 쏟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흑인 차별 문제에 덜 적극적이라는 비난은 오바마 후보에게 낯설지만은 않다. 오바마 후보는 백인인 힐러리 후보에 비해 오히려 흑인들의 표심을 더 얻지 못해 왔다. ‘흑인이지만 주류 백인 사회 논리에 충실하다’는 흑인 사회의 불만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는 케냐 출신 유학생이던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편 잭슨 목사는 자신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자 19일 “내가 그런 표현을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났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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