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마리아 - 예수상 美최대성당 입구 장식하다

  • 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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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국 워싱턴 대성당 입구에 설치된 한복 차림의 성모자상. 너비 3.58m, 높이 2.44m로 한국에서 부조 틀을 만든 뒤 이탈리아에서 대리석에 새겼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 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사진 제공 북미주한인사목사제협의회
22일 미국 워싱턴 대성당 입구에 설치된 한복 차림의 성모자상. 너비 3.58m, 높이 2.44m로 한국에서 부조 틀을 만든 뒤 이탈리아에서 대리석에 새겼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 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사진 제공 북미주한인사목사제협의회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 입구 왼쪽에 설치된 조각가 최의순 씨의 순교자상(위).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 입구 왼쪽에 설치된 조각가 최의순 씨의 순교자상(위).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가톨릭을 대표하는 최대 성당이자 관광 명소인 워싱턴 국립대성당에 순교로 꽃피운 한국 가톨릭 신앙을 상징하는 성모자 및 순교자 부조상이 설치됐다.

22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 대성당에서는 수천 명의 재미 한인 가톨릭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축복미사가 열렸다. 태극기와 성조기에 이어 한복 행렬이 뒤따르고 항아리에 물을 붓는 행사도 펼쳐졌다.

대성당 입구 바로 왼쪽에 설치된 순교자상(최의순 작)은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 양쪽으로 남녀 순교자가 순교 직전 절규하는 모습을 나타낸 작품. 입구 오른쪽에 설치된 성모자상(임송자 작)은 성모 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미 가톨릭 주교회의는 2003년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국 부조상 설치를 승인했고 10만 명에 달하는 재미 한인 가톨릭 신자들이 성금을 모았다. 대성당엔 이민자의 나라를 상징하듯 70여 개국에서 만든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정 추기경은 “1849년 건립된 워싱턴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 대성당(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이고 명동대성당도 보호성인이 성모 마리아”라며 “이 모든 일이 우연이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성모자·순교자상 건립운동을 주관한 북미주 한인사목 사제협의회의 이덕효 신부는 “우리의 독특한 순교 영성이 미국에 뿌리내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대성당은 국가 전체를 대표해 미국 내 특정 교구에 속하지 않으며, 크기에 있어서도 세계 7위 규모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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