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 대성당에서는 수천 명의 재미 한인 가톨릭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축복미사가 열렸다. 태극기와 성조기에 이어 한복 행렬이 뒤따르고 항아리에 물을 붓는 행사도 펼쳐졌다.
대성당 입구 바로 왼쪽에 설치된 순교자상(최의순 작)은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 양쪽으로 남녀 순교자가 순교 직전 절규하는 모습을 나타낸 작품. 입구 오른쪽에 설치된 성모자상(임송자 작)은 성모 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정 추기경은 “1849년 건립된 워싱턴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 대성당(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이고 명동대성당도 보호성인이 성모 마리아”라며 “이 모든 일이 우연이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성모자·순교자상 건립운동을 주관한 북미주 한인사목 사제협의회의 이덕효 신부는 “우리의 독특한 순교 영성이 미국에 뿌리내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대성당은 국가 전체를 대표해 미국 내 특정 교구에 속하지 않으며, 크기에 있어서도 세계 7위 규모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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