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왼쪽) 중국 상하이(上海) 시 당서기가 리커창(李克强·오른쪽) 랴오닝(遼寧) 성 당서기와 함께 유력한 차세대 최고지도자 후보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28일 홍콩 언론과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北京) 소식통들은 당초 5세대 최고지도자 후보 가운데 단연 선두였던 리 서기에 대해 일부 계파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리 서기의 우위가 무너지고 양자 경쟁체제로 돌입했다고 전했다.
홍콩의 밍(明)보와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다음 달 15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서기가 리 서기와 함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차기 최고지도자는 앞으로 5년간 양자가 실적을 어떻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3월 상하이 시 서기에 임명된 시 서기는 당초 최소한 2개 성 이상의 당서기를 거쳐야만 최고지도자에 오를 수 있다는 중국 공산당 내 불문율 때문에 이번 당 대회 때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닌 정치국 위원에 임명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밍보는 “내년 3월 국가 고위직 개편 과정에서 시 서기는 서열 5위의 국가 부주석 자리를, 리 서기는 서열 6위의 제1부총리 자리를 각각 물려받아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물러나는 5년 뒤에는 시 서기가 당 총서기를, 리 서기가 국무원 총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후계구도가 단일후보 체계에서 양자 경쟁체계로 바뀐 것은 최근 들어 당 내외에서 후계자 선정의 민주화와 명문화를 요구하면서부터다.
특히 상하이방(上海幇)과 태자당(太子黨)이 후 주석과 같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자 ‘리틀 후’로 불릴 만큼 후 주석의 측근인 리 서기에게 ‘비토’를 놓으면서 특정 당파에 얽매이지 않은 시 서기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
혁명원로 시중쉰(習仲勳)의 아들인 시 서기는 태자당이긴 하지만 1962년 펑더화이(彭德懷) 계열의 아버지가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숙청되면서 거의 혜택을 입지 못했고 지금까지 자신의 능력으로 커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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