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에 가득한 사원들은 초과근무를 마다하지 않았다. 회식이나 야유회 자리도 자주 마련돼 협동심을 길렀다. 회사는 사원이 정년 때까지 일하도록 보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끈끈한 유대가 최근 사라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7년도 일본국민생활백서에 따르면 ‘회사에 공헌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20대 이하의 40.9%가 부정적, 21.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72.9%가 긍정적으로 답해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요인으로는 1990년대의 장기 불황과 새로운 세대의 의식 변화가 꼽힌다. 무엇보다 의사소통의 단절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에는 업무상 필요한 얘기도 e메일로 전하는 경우가 많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선 회사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직장인이 4분의 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내각부의 올해 조사에서 직장인의 51.8%는 “회식자리에 거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본인도 늘고 있다. 사원들의 ‘마음의 병’이 늘었다는 기업은 2002년 48.9%에서 지난해 61.5%로 증가했다.
일본국민생활백서는 ‘경제의 글로벌화’도 중요한 변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이 저임금을 내세운 아시아 기업의 도전으로 극심한 경쟁에 휩싸이면서 기계적인 기업문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초 시작된 불황으로 명예퇴직자가 속출하면서 ‘정년 보장’은 무너졌다. 기업은 교육과 투자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며 피고용인을 ‘가족’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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