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로드웨이가 들떴다…‘점프’ 뉴욕 첫 공연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한국의 소극장에서 공연의 메카 미국 뉴욕으로 뛰어오른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7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간), 미국 뉴욕 이스트 17번가에 위치한 유니언스퀘어 극장에서는 무술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점프’의 공식 오프닝 공연이 열렸다. 이 공연에는 ‘세계적인 스타 커플’인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매덕스 등 다섯 아이와 함께 관람한 것을 비롯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 많이 찾았다. 더러 한국인도 눈에 띄었지만 관객 대부분은 현지인이었고 객석 499석이 가득 찼다.

○“헬로∼ 뉴욕!”

불이 꺼지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무대에 올라 외쳤다. “헬로∼ 뉴욕!”

이어 공연이 시작됐다. 주인공인 무술 가족의 고강도 훈련 장면과 코믹한 대련 장면에서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술에 취한 ‘삼촌’이 보여 주는 취권 동작, 도둑들과 가족의 한판 힘겨루기 장면에서도 박장대소가 끊이지 않았다.

공연은 한국 공연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현지 관객에 익숙한 설정으로 조금씩 바뀌었다. 대사가 거의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지만 첫 인사 등 드물게 등장하는 대사도 모두 영어로 처리했다. 극중 소품 중 도둑의 둥근 빵은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바뀌었고 ‘딸’이 입고 나오는 개량한 한복 웨딩드레스는 서양인들이 알아보기 쉽게 서양풍 웨딩드레스로 바뀌었다.

관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슈리 카슨(29) 씨는 “놀랍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런 형식의 공연이 있는 줄 몰랐다. 내가 지금껏 본 공연 중에 가장 독특하고 창조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레이먼 피카도(31) 씨도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특히 온 가족을 휘어잡고 강한 훈련을 시키는 ‘할아버지’ 캐릭터가 대단히 독특하다. 한국은 할아버지들이 저렇게 강한가”라며 묻기도 했다. “별 10개 만점에 10개를 주고 싶다”는 관객도 있었다.

○브랜젤리나 커플 참석해 눈길

‘브랜젤리나’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스타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는 ‘점프’의 현지법인인 네오지오가의 초청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세 자녀를 모두 데리고 온 이들은 공연 내내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브래드 피트는 조용히 공연을 관람한 반면 앤젤리나 졸리는 여러 차례 크게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특히 다섯 살 난 아들 매덕스는 거의 매장면 끊임없이 큰소리로 웃었다. 이들은 커튼콜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 남아 기립박수를 보낸 뒤 일반 관객과 똑같이 순서에 맞춰 퇴장했다.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브래드 피트는 “훌륭하다”라고 인사했고 앤젤리나 졸리는 기자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생큐”라고 인사한 뒤 차에 올랐다.


▲ 촬영·편집 : 유성운 기자

○점프, 얼마나 뛰어오를까.

오프브로드웨이인 유니언스퀘어 극장에서 오픈런으로 주 8회 공연하는 ‘점프’는 최소 1년 이상 장기 공연할 예정. ‘점프’의 미국 파트너인 ‘카미 벤처’의 마크 말루소 사장은 이날 공연이 끝난 뒤 흥분한 목소리로 “오늘 점프 공연은 대성공”이라며 “점프는 올해 카미가 선택한 작품 중 가장 잠재력이 큰 콘텐츠로 장기적으로 뉴욕에서 성공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공연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을 하는 것은 ‘난타’에 이어 두 번째다.

점프 기획사인 ‘예감’의 김경훈 대표는 “‘알타보이즈’나 ‘스텀프’처럼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 시장과 별도로 내년부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를 도는 아시아 오디션 투어로 현지인 배우를 캐스팅한 뒤 글로벌 문화상품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뉴욕=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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