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주석 승계… ‘포스트 후진타오’ 유력

  • 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차세대 부각된 시진핑 16일 열린 중국 공산당 17차 당 대회 지역대표 분임토론회에서 시진핑 상하이 시 당서기가 활짝 웃음을 짓고 있다. 22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시 서기는 내년 3월 국가부주석 자리를 승계할 것으로 점쳐지며 차세대 후계자로 부각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차세대 부각된 시진핑 16일 열린 중국 공산당 17차 당 대회 지역대표 분임토론회에서 시진핑 상하이 시 당서기가 활짝 웃음을 짓고 있다. 22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시 서기는 내년 3월 국가부주석 자리를 승계할 것으로 점쳐지며 차세대 후계자로 부각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 17차 黨대회 사실상 확정

서열 5위 쩡칭훙 부주석 등 4명 상무위원 퇴진

시진핑-리커창-허궈창-저우융캉 22일 새로 선출

후진타오 지지세력 1명 수혈 그쳐… 黨장악 실패

퇴출예상 자칭린 유임… 장쩌민 영향력 건재 과시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차 당 대회)’의 최대 관심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새 진용이 기존 상무위원 4명의 퇴출과 4명의 신진인사 수혈로 결론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7월 31일자 참조
중국 ‘권력의 핵’ 9명중 4명 바뀔듯…베이다이허 회의 임박

4명의 신진인사 중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계파는 당초 예상과 달리 단 한 명에 그쳐 후 주석은 집권 2기(2007년 말∼2012년 말)에도 전임자들과 같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9명 유지

홍콩과 대만 언론은 19일 중국 공산당 권력서열 5위인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과 서열 7위 우관정(吳官正)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서열 9위 뤄간(羅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400명의 17기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예비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위원회의 위원 명단에서 누락됐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17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정치국 위원이나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은 2213명의 당 대표 가운데서 먼저 360명 안팎의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을 선출한 뒤 이 중 200명 안팎의 중앙위원 중에서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상무위원과 중앙정치국 위원을 뽑는다.

공산당은 18일 오후 400명의 명단을 2270명의 당 대표에게 회람시킨 데 이어 19일엔 중앙위원 및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에 대한 예비 선거를 실시해 누가 선출되고 누가 탈락될 것인지를 대략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9명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6월 2일 숨진 황쥐(黃菊) 부총리를 비롯해 4명이 퇴출되고 4명의 신진인사가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7명으로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던 상무위원 수는 9명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홍콩과 대만 언론은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인사로 시진핑(習近平·54) 상하이(上海) 시 당 서기와 리커창(李克强·52) 랴오닝(遼寧) 성 서기, 허궈창(賀國强·64) 당 조직부장, 저우융캉(周永康·65) 공안부장을 꼽았다.

○시진핑 차세대 후계자로

이들 4명은 22일 열리는 17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상무위원에 선출될 예정이다. 특히 시 서기는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부주석에 선출되고 리 서기는 제1부총리 자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베이징(北京)의 정치 소식통은 전했다.

허 부장은 우 서기가 맡아 온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자리를, 저우 부장은 뤄 서기가 담당해 온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 서기가 권력 서열 5위이자 후계자 수업을 받는 국가부주석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시됨에 따라 5년 뒤인 18차 당 대회에서는 시 서기가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후 주석 역시 1998년 3월부터 국가부주석 자리에 올라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에게서 5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앞으로 5년간 시 서기가 제1부총리에 임명되는 리 서기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총서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과거처럼 국가부주석 자리를 차지했다고 총서기 자리를 예약한 것은 아니라는 것.

대만 언론은 시 서기가 뒤늦게 후계자 대열에 뛰어들었지만 유력한 가문과 침착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 추문이 없었던 점,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당 서기 축출로 뒤숭숭해진 상하이 민심을 수습하는 데 성공한 점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후 주석 절대권력 휘두르기 어려울 듯

후 주석은 집권 후반기에도 전임자들과 같은 절대권력을 휘두르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기 지도부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전체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밖에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한 후 주석은 이번에도 지지 세력 중 권력의 심장부에 ‘퇀파이(團派·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리 서기 한 사람만을 밀어 넣는 데 그쳤다.

반면 장 전 주석을 영수로 한 상하이방(上海幇)은 수가 크게 줄긴 했지만 3분의 1의 지분을 확보했다.

장 전 주석의 상하이방에서 뛰쳐나와 독자 계보를 형성한 쩡 부주석 역시 호형호제하는 저우 공안부장과 허 조직부장, 시 서기를 챙겨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3분의 1 지분을 챙겼다. 상무위원에서 물러나는 것이 ‘죽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후 주석은 집권 2기에도 이들 계파와 인사 안배에서 타협하고 정책 노선 역시 상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 안팎 차액선거 실시할 듯

이번 인사에서 최대 이변은 비리 연루설로 퇴출될 것으로 알려진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이 유임됐다는 사실이다. 베이징의 정치소식통과 대만연합보는 “장 전 주석의 강력한 지지 덕분에 자 주석이 유임됐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번 중앙위원회의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선거에서 16기의 5% 선보다 다소 늘어난 10% 안팎의 차액선거를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액선거란 뽑을 사람보다 많은 사람을 추천해 일부를 떨어뜨리는 선거를 말한다.

나이 제한에 걸린 우이(吳儀·69) 쩡페이옌(曾培炎·69) 부총리와 차오강촨(曹剛川·72)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장리창(張立昌·68) 노(老)공업기지 영도소조 부조장도 중앙위원 예비 명단에서 누락돼 정치국 위원에서 퇴출될 것이다.

한편 198명의 16기 중앙위원 가운데 이번에 60%에 이르는 120명가량이 대거 신진인사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앞으로도 과거 5년의 16기 때와 정책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한국과의 관계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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