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 “퍼스트레이디, 내 자리 아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사르코지 “마주 볼 사람이 없는 자는 외롭다”

이혼 관련 심경 피력깵 佛국민 79% “정치적으로 중요하지 않아”

“난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세실리아(사진) 여사는 엘리제궁의 이혼 발표 다음 날인 19일 지방지 ‘레스트 뤼프브리캥’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세실리아 여사는 2005년 이벤트 기획가 리샤르 아티아 씨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난 한때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가정을 떠났다. 그리고 1년 전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가정을 꾸리려 노력했지만 결국 해내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부부 관계가 삶의 핵심이 아닐 때 다른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부부 관계의 어려움을 넘어 “퍼스트레이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결선투표에서 한 표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나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하루 일찍 돌아온 것,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나를 보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실리아 여사는 엘리제궁의 생활에 대해 “무슨 결정을 내릴 때 개입하고 싶지 않아 나 스스로 문을 닫았다”며 “니콜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혼 발표 전날 행한 한 연설에서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 서로 마주 볼 사람이 없는 자의 외로움. 그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리게 만든다”고 얘기했다. 당시는 그 말이 사르코지 대통령 자신의 얘기인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그는 19일 기자들이 이혼에 대해 묻자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나를 뽑았지 개인 생활에 대해 언급하라고 뽑은 것은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일간 르파리지앵이 보도한 CSA의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대통령의 이혼이 ‘정치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답했다. 54%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25%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으며 단지 18%만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주간 렉스프레스의 크리스토프 바르비에 편집장은 “프랑스인이 세실리아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우아함 때문이 아니라 그가 반항과 자유의 정신을 보여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르피가로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숨겨진 딸이 드러난 후에도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니엘 여사와 부부로서의 관계를 유지했던 것은 이제 먼 일이 됐다”고 평가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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