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오후 1시 반 마닐라 외곽 마카티의 쇼핑몰 2곳에서 잇따라 폭발이 발생해 쇼핑몰 벽이 무너지고 밖에 주차된 승용차들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폭발사고가 난 곳은 식당과 옷가게, 극장 등이 밀집된 고급 상가지역으로 점심시간이라 유동인구가 많았던 탓에 인명 피해가 컸다. 지름 8m의 큰 구덩이가 생길 정도로 폭발이 강력했다. 첫 폭발 이후 근처에서 바로 추가 폭발이 일어나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등 피해 규모가 커졌다.
사고가 발생하자 쇼핑몰 인근 비즈니스 거리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인 여성 1명도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처음 식당의 프로판가스가 폭발해 일어난 사고로 추정했으나 얼마 뒤 폭발물로 의심되는 플라스틱 물체가 발견돼 테러 행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도 “모든 정황으로 볼 때 폭발물에 의한 테러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즉각 군과 경찰에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또 마닐라 곳곳에 군경 2000여 명을 배치했다.
남부 이슬람 반군의 세력이 왕성한 필리핀에서는 특히 마닐라를 표적으로 한 폭탄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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