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당국은 사막 강풍이 23일 오후까지 세력을 유지하고 일부 지역은 섭씨 37도가 넘는 고온 건조 기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피해 확산을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21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은 사막 강풍으로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서 확산됐다.
23일에는 캘리포니아 북부 샌타바버라에서 남부 멕시코 접경지역까지 태평양 연안 7개 카운티 내 20여 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과 상가 등 1000여 채가 탔다.
피해가 가장 심한 샌디에이고 카운티와 오렌지 카운티는 23일 새벽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는 등 50여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퀄컴 스타디움과 강당 등을 임시 대피소로 운영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인근 해병 공군기지에서는 F-18 전투기와 C-130 수송기, 헬기 등 항공기 409대가 인근 다른 기지로 긴급 대피했다.
이번 산불의 피해 면적은 약 30만 에이커(1200km²)로 잠정 집계됐다. 또 1명이 사망하고 17명의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40여 명이 부상하는 인명 피해가 났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7개 카운티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동원령을 내리는 한편 다른 주에 소방관과 소방장비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이날 연방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토안보부 등 관계 기관에 긴급 지원을 지시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페퍼다인대 등 화재 발생 지역의 대학과 초중고교들은 대부분 휴교한 상태이다.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은 2003년에도 대형 산불로 22명이 사망하고 가옥 3000여 채가 불에 타는 피해를 본 바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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