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무장 세력과 싸워 성공하려면 ‘무장 사회사업(armed social work)’으로 현지 민심을 얻을 정예 병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보도했다.
군사 강국인 중국이나 러시아와 싸우려면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무기 위주의 군비 증강이 필요하지만 이들 나라가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장 큰 위협 세력인 제3세계의 무장 세력을 이기기 위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세대 전쟁의 특징은 정규전과 달리 군사력의 우위가 전쟁에서의 승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비대칭전(asymmetric war)이라는 점. 게릴라들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라면 정규군은 한 곳에 깊이 뿌리내린 ‘식물’에 비유된다. 게릴라들은 군사적 열세를 기동력과 시간, 현지 지형지물에 대한 익숙함으로 만회한다. 정보기술을 활용한 대대적인 선전전도 게릴라들을 돕는 중요 요소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간과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50년대 영국이 말라야에서 공산 혁명세력을 성공적으로 몰아낸 역사와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전 실패사에서 교훈을 얻을 것을 제안했다. 무력에 크게 의존한 미국과 달리 영국은 민심을 얻는 데 주력했다.
미국도 첨단 기술보다 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라크 전략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 주둔 사령관에 비정규전 전문가인 데이비드 페트로스 육군 중장을 임명했고, 민심 확보를 목표로 한 저항세력 대처 매뉴얼도 제작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병력 증강만으로는 베트남전의 악몽이 재연될 우려가 있으므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소규모 정예 병력을 양성해 동맹군을 훈련시키고, 이들 정예 병력이 동맹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해 사회 재건을 돕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4세대 전쟁
무력 대결이 아니라 이념 종교 문화가 다른 세력들 간의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전쟁. 서방 국가들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사이의 국지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비해 1세대 전쟁은 나폴레옹 전쟁처럼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전쟁, 2세대 전쟁은 제1차 세계대전처럼 총과 대포를 활용한 전쟁, 3세대 전쟁은 탱크와 항공기를 활용한 2차대전 이후의 전쟁을 뜻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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