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국민들 “퍼스트레이디 정치 참여 당연”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아르헨티나 국민은 대통령 부인(퍼스트레이디)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별다른 거부감도 갖지 않는다.

이런 정서는 흔히 중남미 특유의 ‘마리아니스모(마리아주의)’ 전통으로 설명된다. 여성이 성모 마리아처럼 국민을 따뜻하게 돌봐주기를 바라고 그런 여성을 숭상하는 문화다.

아르헨티나 국민 대다수는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에바 페론을 이런 전통에 맞는 ‘성녀’이자 ‘국모’로 추앙한다.

1952년 33세에 자궁암으로 사망한 에바 페론은 6년간 퍼스트레이디이자 제2인자로서 빈민층과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했다. 에바 페론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대명사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빈부격차가 엄청난 아르헨티나에서 그의 흡인력은 매우 크다.

페론 전 대통령의 세 번째 부인이었던 이사벨 페론은 부통령이던 1974년 남편이 사망하자 그 자리를 승계해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21개월 동안 집권한 뒤 쿠데타로 쫓겨나 말년을 불행하게 지냈다.

에바 페론은 페론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 나이트클럽 댄서와 삼류 배우로 수많은 남자의 품을 전전했지만 이를 따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사벨 페론 역시 나이트클럽 댄서 출신으로 결혼 13년 만에 대통령이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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