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시리아-이란 핵개발 증거 없다”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시리아 핵개발 의혹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또 이란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도 전면 부인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 시리아의 핵개발 의혹 시설이 북한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되고 미 행정부가 이란의 핵개발 위협론을 부각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28일 미국 CNN의 시사 프로그램 ‘레이트 에디션’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9월 시리아의 핵개발 의혹 시설을 공습한 것은 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면 조사 권한을 가진 우리에게 먼저 알렸어야 했다”며 “선제공격을 한 뒤 나중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핵) 의혹을 해소하는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또 “시리아는 문제의 시설이 핵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또 “이란이 구체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어떠한 정보도 입수하지 못했다”며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시작하더라도 실제로 핵무기 보유까지는 적어도 수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핵문제에 대한 미국 내의 잇따른 강경 발언에 대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이는 오히려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나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하고 재처리하는 이유는 핵무기 개발로 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증거 부족’을 들며 이의를 제기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05년 그의 세 번째 IAEA 총장 연임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엘바라데이 총장이 그해 IAEA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미국과의 불화는 봉합됐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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