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제시한 목표에 따르면 GCSE 과목 중 영어 수학을 포함한 5개 과목 이상에서 C 이상(1등급)의 성적을 얻는 졸업생이 30%에 미달하는 학교의 경우 2013년까지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잉글랜드에서만 전체 공립학교의 5분의 1인 670여 개에 이른다.
학력 기준에 미달한 학교들은 매년 연간 성적 개선 목표치를 제출해야 하며 인근의 우수 학교들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다. 우수 학교 교사가 ‘실패학교’에 근무를 지원할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학교가 계속해서 목표치에 미달하면 경고를 받게 되며 임시 이사회가 학교 운영을 맡는 등 강력한 조치가 이어진다. 2013년까지 목표에 미달하면 민간이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아카데미’로 전환하거나 폐교해야 한다.
영국이 폐교를 포함한 학교 평가정책을 제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동당 정부는 1997년 집권 이후 교육예산을 늘리고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하는 처방을 도입했다.
교육기준청(OFSTED)의 학교 평가 결과에 따라 2001년부터 회생 불가능한 학교를 퇴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퇴출 기준이 느슨했고 재정 지원을 통한 회생에 치중해 실제 폐교된 학교는 많지 않았다.
‘채찍’이 강력하지 않아서인지 교육 실패에 대한 위기감은 계속 높아졌다. OFSTED는 지난달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립 중등학교 10곳 중 한 곳이 교육 목표에 실패하거나 실패할 위기에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또 절반은 학부모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총리는 교육정책 연설에서 이 같은 상황을 시급히 개선할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더 실패를 내버려 둘 수 없고 우리 아이들이 뒤처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며 교육 실패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영국교원노조 스티브 시노트 사무총장은 “학교 문을 닫겠다고 협박하며 독단적으로 퇴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학교의 사기 저하만 가져 올 뿐”이라고 반발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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