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국정 불만 ‘부글부글’

  • 입력 2007년 11월 3일 03시 22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이처럼 높은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미국 대통령 선거(2008년 11월 4일)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대선 구도는 아직도 자욱한 안개 속이다.

단지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최근 30여 년 이래 가장 높은 상태에서 본격 대선국면에 접어든다는 점은 분명하다.

최근 실시된 USA투데이-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 “현재 미국이 가고 있는 방향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불만족”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72%에 이르렀다. “만족”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갤럽은 30년간 같은 조사를 해 왔는데 이 같은 수치는 이란 인질사태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만족’ 비율이 12%에 불과했던 197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USA투데이는 유권자들의 태도가 바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현재 분위기는 어두운 경제상황을 틈타 제3당 후보가 출현해 높은 지지도를 얻었던 1992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개혁당 후보로 출마한 텍사스 주의 억만장자 로스 페로 후보는 19%의 지지를 얻어 조지 부시 대통령의 표를 잠식했고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이번 대선이 6·25전쟁 와중에 치러진 1952년의 대선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휴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는 “6·25전쟁의 영향으로 민주당 해리 트루먼 정권은 1952년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4명은 이라크전이 내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답했으며 10명 중 6명은 이라크전이 실패했다고 답변했다.

현재 민주당은 힐러리 의원이 ‘마(魔)의 50%’ 지지도를 넘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및 부부 대통령 탄생을 향해 달리고 있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추격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공화당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꾸준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존 매케인 상원의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 선거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온 아이오와대 비즈니스스쿨의 ‘아이오와 전자시장(IEM)’은 결국 대선전이 힐러리 의원과 줄리아니 전 시장의 대결이 될 것이며 힐러리 의원이 4%포인트 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EM은 금융선물시장의 하나로 선물시장 모델을 이용해 정치인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는 일종의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힐러리가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줄리아니와 맞붙을 경우 선거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