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 빅3 ‘경영의 혹’ 뗐다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퇴직자 의료비 부담 관행 폐지”

회사서 펀드 출연… 급여 삭감

4년간 적용될 노사협상 타결

경쟁력 저하로 위기에 직면한 미국 포드자동차가 3일 미 자동차산별노조(UAW)와 협상을 하고 퇴직노동자의 노후 의료비를 회사가 직접 부담하는 제도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4년간 적용될 이번 합의로 미국 자동차 3사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대표적 요소였던 ‘퇴직자 의료비 부담’ 관행은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차는 퇴직자 의료비 펀드에 상당액을 출연하고, 펀드 출범 이후에는 회사가 퇴직자 의료비를 일절 지불하지 않는 방식에 합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양측은 “최종 합의 때까지 구체적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크라이슬러자동차가 ‘290억 달러(약 27조 원)를 2010년까지 출연한다’는 합의를 한 만큼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출연금이 최소한 220억 달러(약 2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GM도 비슷한 방식으로 합의했다.

포드차는 이와 함께 △신규 채용자의 시간당 급여를 현재보다 낮추고 △16개로 예정된 폐쇄 예정 공장 수를 줄이며 △향후 생산시설 투자를 늘린다는 점에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포드차 종업원의 평균 급여는 시간당 28.88달러지만, 신규 채용자에게는 시간당 14달러 정도를 지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포드차의 퇴직노동자 의료비 지급 문제는 미 자동차업계 임금 협상의 최대 관심사였다. 국가부담 의료보험제도가 만 65세 이상에게만 적용되는 미국에서 자동차 3사는 ‘퇴직 후 65세까지’ 의료비를 부담했다.

지난해 주지사 연석회의장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GM이 생산한 자동차 1대당 전현직 종업원의 의료비로 1550달러가 쓰이는 반면 도요타자동차는 150달러 정도만 쓴다”며 의료비 문제 해결을 통한 자동차산업 경쟁력 회복을 역설한 바 있다.

포드차는 지난해 120억 달러(약 11조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고, 1990년대 초 26%이던 미국시장 점유율이 15%로 떨어졌다.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자동차업계 분석가들은 “과연 얼마나 큰 돈을 출연하고, 신규 채용자의 임금을 얼마나 깎을지가 포드차 미래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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