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을 놓고 미국과 프랑스의 갈등이 격심하던 2003년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식당을 시작으로 미국에선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를 프리덤 프라이로 바꿔 부르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워싱턴의 의회 구내식당에도 프리덤 프라이가 등장했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프랑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의회 식당은 지난해 메뉴판을 다시 원래대로 바꿨고 올해 5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취임은 프렌치프라이의 복권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6일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프랑스 정상 간 만찬 역시 프리덤 프라이란 단어의 짧은 수명이 다했음을 고하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자리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건배를 제창하면서 “나는 미국인의 마음을 다시 얻고 싶다는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가슴에 담고 왔다”며 “양국은 테러리즘과 핵 확산, 가난, 종교적 광신주의에 맞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재계회의 강연에서는 “나는 왜 우리가 미국과 다퉈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며 “유럽이 20세기에 두 차례 가공할 전쟁에서 극악한 세력에 직면했을 때 당신들(미국인)의 부모는 우리를 도우러 왔고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7일 프랑스 정상으로선 11년 만에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한 뒤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의 생가인 워싱턴 근교 마운트버넌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미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서 프랑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통합군사조직 재가입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는 1966년에 독자 방위를 내세워 NATO 통합군에서 탈퇴한 이래 NATO의 정치조직에만 참여해 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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