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정책 NO… 동맹관계 강화하라”

  • 입력 2007년 11월 8일 03시 02분


美스마트파워 위원회, 부시 이후 국가전략 청사진 제시

9·11테러 이후 6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인 슈퍼파워 미국에 남은 건 상처뿐이다. 이라크전쟁과 독단적 대외정책으로 국가 이미지와 영향력은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지도자급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스마트파워 위원회’(공동위원장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6일 1년여의 연구와 토론 끝에 미국의 위상 회복을 위한 새로운 국가전략 보고서를 내놓았다.

워싱턴의 중도적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실무를 맡은 이번 보고서는 실추된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군사력과 경제력 등 ‘하드파워’보다는 문화와 가치, 정책 등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왜 스마트파워인가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줄곧 ‘의지의 동맹’을 강조했다. 유엔을 비롯한 기존 국제기구나 동맹체제보다는 미국이 원하는 전쟁에 참여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하지만 국제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이런 식의 접근이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냉전이 끝나면서 미국에 의존했던 나라들은 미국으로부터 대거 이탈했다. 전쟁의 양상도 바뀌었다. 국경을 초월한 조직들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우월한 군사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더욱이 미국은 교토의정서,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사회가 합의한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스스로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처리 과정에서도 얼마나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던가.

에너지 확보, 국제금융의 불안정, 기후변화, 전염병 등의 전 세계적 현안도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는 하드파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나아가 미국의 힘이 빠지는 빈자리를 부상하는 강대국 중국이 채우기 시작하며 미국의 경쟁자로 나섰다.

따라서 보고서는 테러와의 전쟁에만 집착해 강압적인 힘을 드러내기보다는 이 같은 새로운 전략적 환경 변화에 눈을 떠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 해법은 그동안 소홀했던 소프트파워를 강화해 하드파워와의 균형을 맞추는 ‘스마트파워 전략’이라는 것이다.

○ 스마트파워 실행 방안은

보고서는 실추된 미국의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과 파트너십 강화 △저개발국가 지원 확대 △국가 간 인적교류 확대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적 통합 △에너지안보,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술혁신 등 5개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들이 원하지만 스스로 해결 못하는 문제를 도와주는 것이 결국 국제적 리더로서 미국의 안보와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한 첫걸음은 미 행정부에 대한 신뢰회복이라며 구체적 실행방안도 제시했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예산실장을 함께 보좌할 부(副)실장 신설 △50여 기관에 나뉘어 있는 국제개발 업무 전담 고위직 신설 △4년 단위 스마트파워 보고서 작성 △민간기구 육성 지원 등이 그것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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