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액 추출 후 찌꺼기로 청정에너지 생산
차연료 20억달러 대체효과… 유명인들 잇단 견학
11일 오후 브라질 상파울루 주 자보티카발에 있는 산타아델리아 에탄올공장. 근처에서 재배한 사탕수수를 통해 자동차 연료에 적합한 에탄올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취재진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공장을 찾았을 때는 추수한 사탕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공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사탕수수 세척→절단→사탕수수액 추출→발효 첨가제 혼합→발효→에탄올 추출→연료용 가공 등 일체의 공정이 모두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특유의 냄새가 공장 전체에 진동했다.
산타아델리아 공장에서 사용되는 사탕수수는 근처 238km²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공장 근처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사탕수수가 공장에 도착하면 버리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공장 측의 설명이다. 사탕수수액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까지 별도로 모아 바이오연료로 재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코스 장크 브라질 설탕산업연합회 대표는 “현재 브라질에서 팔리는 새 차의 90%에는 가솔린과 에탄올을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장착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엔진을 장착하면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해 연료를 선택할 수 있다.
더구나 브라질에서는 전체 주유소 3만1979곳 중 2만9646곳에서 에탄올 연료를 판매할 만큼 자동차 연료용 에탄올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에서 에탄올의 자동차연료 대체 효과가 20억 달러를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면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많은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덜 쓰게 되고 사탕수수 농장이 CO₂를 흡수하는 효과도 있어 지구온난화를 이중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설명이다.
브라질은 전 세계 에탄올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에탄올 최대 생산국이다. 브라질의 에탄올 정책은 1975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군사정권이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도록 강제한 이래 30년간의 시행착오와 정착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성과를 낳게 됐다.
특히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브라질의 에탄올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지구온난화 논란 속에 청정 대체 에너지로서 각광받게 되면서 최근 사탕수수 농장과 에탄올 생산 공장에는 조지 소로스, 빌 게이츠 회장 등 각국의 유명 기업인과 정치인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이번에 지구온난화의 현장을 방문하는 ‘환경 여행(eco-trip)’에 나선 반 총장은 남극 방문을 마치고 아마존 정글 지역 방문에 앞서 브라질 에탄올 생산 공장에 들렀다.
반 총장은 “(다음 달 유엔 주도로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는 길은 브라질을 통해 가야 한다”며 “브라질 정부가 재생에너지 활용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자보티카발=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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