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타는 목마름’… “2050년 20억명 물부족 고통”

  • 입력 2007년 11월 24일 03시 03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세계적인 재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 가운데 약 20억 명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16일 경고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2020년까지 7500만 명에서 2억5000만 명의 인구가 물 부족 심화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농작물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프리카의 차드 호는 이미 메말랐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가뭄, 기근, 전쟁이 북부 아프리카 주민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하라 사막 남쪽 사헬 지역을 포함해 적도 부근 지역에선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기후 난민’이 이젠 현실인 셈이다.

8월 그리스의 대형 산불과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산불도 물 부족과 떼어놓을 수 없는 현상이다. 가뭄과 이상고온으로 건조 현상이 나타나 화재 발생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형성했기 때문.

크레이그 도너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이사장은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도 석유나 이산화탄소 배출권처럼 상품거래소 시장에서 선물(先物)로 거래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00여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만난 미국의 조지아 주는 식수 공급원인 래니어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자 식수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주에는 소니 퍼듀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며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물 공급 전망조차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물을 많이 이용하는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 부족 현상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 지도에도 큰 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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