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최악 4점 얻어 망신살
요즘 미국 민주·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각 선거캠프엔 ‘피노키오 경계령’이 내려졌다.
워싱턴포스트가 올해 초 개설한 ‘후보 발언 검증’ 코너의 ‘피노키오 점수’를 의식한 것이다. 이 신문은 대선 후보들의 과장과 왜곡, 자화자찬 발언 중에서 ‘코가 길어질 거짓말’을 1∼4점의 평점으로 꼬집는다.
AP통신 등 다른 매체에도 팩트체크(Fact Check)라는 후보 발언 검증 코너가 있지만 워싱턴포스트의 검증은 특히 상징성이 높다. 주류 언론의 검증에서 지적받을 경우 후보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기 때문.
루돌프 줄리아니 공화당 후보는 이달 초 전립샘암 극복 경험을 설명한 뒤 최하 점수인 ‘피노키오 4개’를 받았다.
줄리아니 후보는 “(개인보험이 기본인) 미국에서 전립샘암 치료율은 83%로 국가보험을 실시하는 영국의 43%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호하는 유럽식 보험보다 공화당이 이끌어 온 미국식 의료체계가 우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7일 그의 발언에 가차 없이 피노키오 4개를 매겼다. 이 신문은 “이런 분석을 한 의과 대학생 보고서는 F학점”이란 의대 교수의 코멘트를 곁들였다.
이 신문은 “미국이 영국보다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전립샘암 검색을 한다는 사실을 줄리아니 후보 측이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단계에서 발병 사실을 안 사람들의 치료율이 높을 것이 뻔한데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
이에 줄리아니 캠프는 “국가의료제도보다 미국 방식이 치료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