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거품 경제’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경기 과열과 물가 폭등, 자산(資産) 거품 현상이라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한 이른바 ‘삼방(三防) 정책’을 내년도 경제정책 기조로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경제전문가는 “경기가 갑자기 위축되면 실업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해 경기과열 억제 정책 시행에 진통이 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 경제기조는 삼방 정책=중국 정부는 다음 달 중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제정책의 주요 방향을 결정한다. 이 회의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07년 말∼2012년 말) 경제기조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언론은 26일 내년 경제기조는 이미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누그러뜨리고 급속한 통화팽창에 따른 물가 폭등과 주식의 거품 및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방지하는 데 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1% 성장에 이어 올해 예상되는 11.5%의 경제성장률은 분명한 경기 과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잉 투자 억제를 외쳤지만 올해 도시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지난달 말 현재 26.9%로 지난해 증가율 24.3%를 앞질렀다.
지난달 말 현재 39조4200억 위안(약 4992조 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8.5%나 늘어난 통화량(M2 기준)도 문제다. 지난달 말 물가가 1년 전보다 6.5%나 오른 것도 야채와 고기 등 일부 농산물의 폭등이 계기가 됐지만 기본적으로는 통화량 팽창에 따른 물가 상승이다.
최근 1년 10개월 사이에 5배나 올랐다가 최근 한 달 만에 20%나 빠진 증시도 개혁과 조정 대상이다. 또 매년 10%씩 오르는 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거품 잡기 쉽지 않다=하지만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그리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국가 주요 조직에 대한 인사가 단행되면 새 프로젝트가 대대적으로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5년마다 되풀이되는 지방지도자들의 ‘정치적 업적’ 쌓기용 투자도 많다.
갑작스러운 경기 억제는 실업을 부추길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1184만 개. 올해 상반기에도 일자리는 629만 개가 더 늘었다. 1%의 경제성장률이 약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률을 낮추면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올해 5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9차례 지급준비율을 올렸지만 모두 조금씩 올리는 등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며 “내년도 재정 및 화폐 정책 역시 안정 속에서 긴축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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