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개명문대 합격률 높은 고교 민사고·대원외고 상위권 올라

  • 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한국의 대원외국어고등학교와 민족사관고등학교가 '미국 명문대학 합격률이 높은 고교' 상위 랭킹에 올랐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9일 '어떻게 하버드에 들어가는가'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 공대(MIT) 시카고대 윌리엄스대 포모나대 스와스모어대 존스홉킨스대 등 8개 대학의 2007년도(미국은 가을에 학년 시작) 신입생 출신 고교를 분석했다. 8개 명문대의 선정 기준은 지원자의 SAT(한국의 수능에 해당) 점수 중 수학과 독해 점수가 1350~1450점인 대학 가운데 출신 고교 기록을 공개한 대학이다.

이 신문은 분석 대상 65개 고교의 8개 명문대 합격자 수를 3학년 전체 학생 수로 나눈 비율을 순위로 매겼다. 1~12위까지는 예상대로 프렙(prep)이라 불리는 미 동부와 캘리포니아 주의 사립학교들이 차지했다. 대부분 연 등록금이 2만~4만 달러에 달하는 기숙사 학교로 미국 명문가와 부유층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대원외고는 합격률 14.1%로 13위를 차지해 미국 사립학교가 아닌 학교 가운데 최상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학교가 외국 대학 진학반 78명 가운데 11명을 8개 대학에 합격시켰다고 전했다.

민족사관고는 정원 133명 가운데 14명이 8개 대학에 합격해 10.5%의 합격률로 25위에 올랐다.

하지만 민족사관고 측은 133명은 3학년 졸업생 전체이며 국제반 학생은 87명이므로 국제반 학생 대비 8개 대학 합격률은 15.3%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체 정원과 국제반 정원을 구분하지 않고 문의해 전체 정원을 얘기해줬는데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것.

미국 공립학교 가운데는 영재고교로 중학교 성적 상위 10% 이내인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뉴욕 헌터 컬리지 고교가 합격률 13.6%로 가장 높았다.

한국을 제외한 비(非)미국 고교 가운데는 홍콩 영국 대만의 각 1개 고교가 40위~60위권에 오르는 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학과 과학을 특화한 고교의 '입학 농사'가 좋았다고 분석했다. 유에스 뉴스&월드 리포트가 30일 발표한 미국 고교 순위에서 1위로 뽑힌 워싱턴 근교의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는 428명 졸업생 가운데 39명이 8개 대학에 합격해 9.1%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프린스턴대에만도 14명이 합격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립 기숙학교들이 상위권을 석권한 데 대해 입학 카운슬러 교사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의 입학사정관과 오랫동안 업무관계를 맺어 왔고 경험이 풍부한 상담교사가 많은 학부모를 끌어 모은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하버드대에는 2만3000명이 지원한 가운데 9%만 합격해 역대 가장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미국 입시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 자녀가 대학 입학 연령에 도달해 대입 경쟁이 앞으로 수년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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