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9일 '어떻게 하버드에 들어가는가'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 공대(MIT) 시카고대 윌리엄스대 포모나대 스와스모어대 존스홉킨스대 등 8개 대학의 2007년도(미국은 가을에 학년 시작) 신입생 출신 고교를 분석했다. 8개 명문대의 선정 기준은 지원자의 SAT(한국의 수능에 해당) 점수 중 수학과 독해 점수가 1350~1450점인 대학 가운데 출신 고교 기록을 공개한 대학이다.
이 신문은 분석 대상 65개 고교의 8개 명문대 합격자 수를 3학년 전체 학생 수로 나눈 비율을 순위로 매겼다. 1~12위까지는 예상대로 프렙(prep)이라 불리는 미 동부와 캘리포니아 주의 사립학교들이 차지했다. 대부분 연 등록금이 2만~4만 달러에 달하는 기숙사 학교로 미국 명문가와 부유층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대원외고는 합격률 14.1%로 13위를 차지해 미국 사립학교가 아닌 학교 가운데 최상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학교가 외국 대학 진학반 78명 가운데 11명을 8개 대학에 합격시켰다고 전했다.
민족사관고는 정원 133명 가운데 14명이 8개 대학에 합격해 10.5%의 합격률로 25위에 올랐다.
하지만 민족사관고 측은 133명은 3학년 졸업생 전체이며 국제반 학생은 87명이므로 국제반 학생 대비 8개 대학 합격률은 15.3%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체 정원과 국제반 정원을 구분하지 않고 문의해 전체 정원을 얘기해줬는데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것.
미국 공립학교 가운데는 영재고교로 중학교 성적 상위 10% 이내인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뉴욕 헌터 컬리지 고교가 합격률 13.6%로 가장 높았다.
한국을 제외한 비(非)미국 고교 가운데는 홍콩 영국 대만의 각 1개 고교가 40위~60위권에 오르는 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학과 과학을 특화한 고교의 '입학 농사'가 좋았다고 분석했다. 유에스 뉴스&월드 리포트가 30일 발표한 미국 고교 순위에서 1위로 뽑힌 워싱턴 근교의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는 428명 졸업생 가운데 39명이 8개 대학에 합격해 9.1%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프린스턴대에만도 14명이 합격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립 기숙학교들이 상위권을 석권한 데 대해 입학 카운슬러 교사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의 입학사정관과 오랫동안 업무관계를 맺어 왔고 경험이 풍부한 상담교사가 많은 학부모를 끌어 모은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하버드대에는 2만3000명이 지원한 가운데 9%만 합격해 역대 가장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미국 입시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 자녀가 대학 입학 연령에 도달해 대입 경쟁이 앞으로 수년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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