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2006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 고교생들의 학력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난 일본에서 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안과 시도가 나오고 있다.
도쿄(東京) 스기나미(杉竝) 구립 와다(和田)중학교는 내년 1월부터 명문고 입시 전문학원 사픽스(SAPIX)의 강사를 초청해 입시교육과 선행학습을 갖기로 결정하고 8일 설명회를 열었다.
일본의 공립학교가 입시학원과 손을 잡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례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지만 보충수업이 아닌 입시수업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와다중학교는 학교 수업이 없는 평일 오후 7시 이후와 토요일 오전 시간에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 과목과 시간은 영어가 3시간, 수학이 2시간, 일본어가 1시간.
학교와 학원 측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수강료를 통상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3과목 강의를 모두 들을 경우 2만4000엔(약 19만2000원) 정도가 된다.
학교와 학원 측은 학교수업을 충분히 소화하는 학생만을 받아들인다는 방침에 따라 16일 별도의 ‘입실(入室) 테스트’를 치르기로 했다.
와다중학교는 교사가 아닌 민간인 출신이 교장을 맡고 있는 학교로 다른 구립 학교에 비해 수업 일수가 많다. 재학생 모두에게 노트북컴퓨터를 빌려 주는 것도 이 학교의 특징이다.
한편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리의 자문기구인 교육재생회의는 이달 말까지 작성할 예정인 3차 보고서 초안에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장이 참여하는 ‘전국 학력 향상 서밋(정상회의)’을 개최하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일본 청소년들의 학력저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현실부터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교육재생회의의 판단이다.
교육재생회의는 지자체장들이 회의에서 각각 학력 향상을 위한 목표와 노력을 소개함으로써 학력 향상 대책을 공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재생회의는 이와 함께 예산과 인사에 대한 학교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대학의 파벌다툼을 예방하기 위해 총장과 학부장 선거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안하기로 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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