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외교관 부부에게 입양됐던 한국인 소녀가 홍콩에서 국제 미아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고 미국 인터넷 신문 ‘어스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한국 근무 중이던 2000년 1월에 생후 4개월 된 소녀를 입양하고 ‘제이드’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당시 부인은 불임 상태였다.
그러나 2004년 7월 홍콩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 부인이 2명의 자녀를 출산하자 부부는 작년 상반기 제이드 양을 홍콩 사회복지국에 인계하고 양육을 포기했다.
현재 한국 국적인 제이드 양은 양부모에 의해 네덜란드 시민권을 부여받지도 못했고 홍콩 거주민 자격도 아니어서 홍콩 체류 자격이 모호한 상태지만 영어와 광둥어밖에 구사할 수 없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 교포 여성과 북한계 홍콩인 가정 등이 입양 의사를 밝혔으나 까다로운 절차와 자격 요건 때문에 입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 사회에선 수년간 제이드 양의 국적조차 바꾸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외국에서 양육 포기를 결정한 네덜란드 부부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양육을 포기한 외교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양육은 처음부터 잘못됐다”면서 “아내는 양육을 포기한 뒤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네덜란드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고 홍콩 당국도 매우 협조적”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한인회는 “지금 상태에서 환경을 바꾸기는 힘들어 홍콩 현지에서 제이드 양을 입양할 가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한인회 852-2543-9387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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