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가 최근 50년 사이에 발생한 주요 금융위기 못지않게 클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손실액이 최소 1500억 달러에서 최고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4000억 달러는 현재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에 이르는 것으로 이는 1980년대 미국 경제를 뒤흔든 저축대출조합(S&L) 사태 당시의 손실비중(GDP의 3.2%)과 비슷하다.
1986년부터 1995년까지 계속된 S&L 파동은 당시 S&L과 시중은행이 고정금리로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무리하게 제공하다 금리는 오르고 대출금은 회수되지 않자 줄줄이 파산한 것을 이른다. 당시 손실 규모는 1890억 달러에 달했다.
또 이 신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손실액이 2000년대 초반 기술주 버블 붕괴 당시의 손실액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본에서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빠지며 은행이 연쇄적으로 도산할 당시의 경제위기 여파보다는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이 이처럼 클 수 있지만 현재 주택시장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어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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