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멀어진 밀월, 아 옛날이여!

  • 입력 2007년 12월 15일 03시 01분


“美日관계 좋다” 1년새 일본인 53%→39% 미국인 61%→46%로

미국과 일본 국민은 최근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신문과 미국 갤럽이 11월 중순 실시한 ‘미일 공동여론조사’ 결과 현재의 미일관계가 ‘좋다’고 보는 일본인은 39%, 미국인은 46%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각기 14%포인트, 1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미일관계가 ‘나쁘다’고 보는 사람은 일본이 32%(지난해 23%), 미국이 10%(7%)였다. 일본에서 ‘(미일관계가) 나쁘다’는 답변이 30%를 넘은 것도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서로 상대국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54%)가 ‘신뢰한다’(34%)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에서는 ‘(일본을) 신뢰한다’가 61%로 ‘신뢰하지 않는다’(30%)보다 많았으나 ‘신뢰한다’는 지난해보다 15%포인트 줄었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9%포인트 늘어났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2001년 4월∼2006년 9월) 당시엔 이라크 정세가 악화된 2003년을 제외하면 ‘(양국관계가) 좋다’는 답변이 줄곧 50%를 넘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으로 바뀐 2006년에도 이 같은 수치는 변함이 없었다.

이 신문은 이번에 갑자기 미일관계의 평가나 신뢰도가 악화된 것은 미일 간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9월 취임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처럼 미일 정상의 밀월관계를 이어갈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경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크로퍼드 목장이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초청되는 등 깊은 개인적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 신문 기고문에서 “양국관계의 평가나 신뢰도 저하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후쿠다 총리도 부시 대통령이나 차기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갖게 되겠지만 분위기는 전보다 격식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미국이 북한 핵을 일부 용인하고 납치문제를 버려둔 채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일본에는 돈만 내라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오키베 마코토(五百旗頭眞) 일본 방위대 교장은 “일본에서 미국에 대한 평가가 저하된 것은 길게 보면 이라크전쟁에 따른 미국의 이미지 악화 때문이지만 올해만 놓고 보면 북한 문제에서 미국이 화해 노선으로 전환한 것에 대한 불안과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뢰하는 조직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서 일본은 ‘신문’(61%)이, 미국은 ‘군대’(78%)가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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