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지구촌 뜬 별… 진 별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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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뜨고 졌다. 빛을 잃는 듯하다가 다시 솟아오른 인물도 있고,

지난해 떠올랐다 한 해도 못 넘기고 스러진 인물도 있다. 2007년 한 해 뜨고 진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사르코지 ‘뚝심의 리더’ 우뚝… ‘도련님’ 아베, 악재에 무릎

미국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의 샛별로 떠올랐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 의원은 올 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 뒤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해 ‘준비된’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허커비 전 주지사도 불과 몇 개월 전까지 당내 지지도 5% 이하의 무명 후보에 불과했지만 뛰어난 유머감각과 언변을 무기로 승승장구해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패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 환경운동가로 변신해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유럽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새로운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민 2세로는 처음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사르코지 대통령은 5월 취임하자마자 무기력에 빠진 프랑스를 치료하기 위한 대수술에 나섰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내년 러시아 최연소 대통령 취임을 예약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포스트 후진타오(胡錦濤)’의 선두주자로 부상해 이변이 없는 한 5년 뒤 후 주석의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의 대표적인 온건파로 첫 ‘부자(父子) 총리’의 기록을 세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앳된 외모 덕에 ‘해리 포터’로 불리는 케빈 러드 호주 총리도 올해 세계 정치계에 떠오른 샛별이다.

여성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선거로 당선된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남편에게서 정권을 넘겨받아 첫 선출직 부부 대통령 기록을 세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인도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8년 만에 고국으로 귀국해 권토중래를 꿈꾸는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와 민주화 시위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도 올해 국제 뉴스를 장식했다. 하버드대 371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총장에 오른 드루 길핀 파우스트 총장도 있다.

경제계에서 중국의 마윈(馬雲·43)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을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면서 일약 국제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이 됐다. 미디어업계의 황제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은 올해 다우존스를 인수함으로써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까지 확보했다. 그의 다우존스 인수는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 거래’ 1위로 꼽혔다.

영화계에서는 5전6기의 도전 끝에 ‘디파티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많은 조명을 받았다. 중국 여배우 탕웨이는 데뷔작 ‘색, 계’로 장만위, 궁리, 장쯔이의 뒤를 이을 차세대 샛별로 떠올랐다.

문학계 최고의 별은 88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 여성 소설가 도리스 레싱(88). 소감도 역대 최고령 수상자다웠다. “로열플러시 패를 쥔 기분이다. 이젠 좀 돈을 벌 수 있겠네.”

이들과 달리 한때 샛별로 떠올랐으나 빛을 잃고 올해 역사의 뒤안길로 발걸음을 옮긴 인물도 적지 않다.

‘제3의 길’을 내세우며 10년간 영국을 이끌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재직 중 이라크전쟁 동참 등 친미 자세로 일관해 ‘부시의 푸들’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정치자금 스캔들로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한 그는 꼬박 10년을 채운 뒤 물러났다.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11년간 호주 총리를 지낸 존 하워드 전 총리도 금리인상 같은 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총선에서 패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지난해 최연소 총리라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취임했으나 올해 각료들의 실언과 정치자금 문제 등 연이은 악재로 휘청거리다 쓸쓸히 퇴장했다.

지난해 화려하게 등장한 세골렌 루아얄 전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도 올해 대선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2005년 형제가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를 나눠 가졌던 레흐 카친스키 형제도 인기가 하락하면서 동생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전 총리가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방’의 거두 쩡칭훙(曾慶紅) 중국 국가부주석이 ‘70세 은퇴 규칙’에 따라 공직에서 물러났다.

경제계에서는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CEO가 올해 지구촌을 흔들어 놓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희생양이 돼 낙마했다.

연예계에서 대표적으로 추락한 별은 한때 ‘팝의 요정’으로 불렸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파파라치들 앞에서 머리를 삭발하거나 속옷 차림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정신분열적 행동을 보이더니 약물복용 의혹으로 재활원 신세를 지다 두 아들의 양육권마저 박탈당했다.

미국 여자 육상선수 매리언 존스는 약물복용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박탈당하고 모든 기록이 삭제되는 수모를 겪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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