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언론 엇갈린 전망

  • 입력 200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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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세계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W S J “美 경기침체 먹구름 걷힐것”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다가온다.”(블룸버그통신)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칠 것이다.”(월스트리저널·WSJ)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대두되면서 세계 각국이 성장과 인플레 억제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세계 저물가 시대는 끝났다”=투자기관인 JP모건 체이스는 올 4분기(10∼12월)와 내년 1분기(1∼3월) 세계 경제 성장률을 4년 만의 최저치인 2.4%로 예상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10년 만의 최고치인 3.5%로 전망했다. ‘저성장 속 인플레이션’으로 정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후다.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0.7%와 13.7%였던 1982년의 스태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치가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성장률 2.4%, 물가상승률 3.5%’도 스태그플레이션의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16일 미 ABC 방송에 출연해 “디스인플레이션(저물가)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6년 만에 최악인 주택시장 침체와 은행들의 신용 경색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멈추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

블룸버그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등 신흥시장이 석유부터 보석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하며 이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 가운데 어느 정책에 우선순위를 둘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FRB 금리인하 정책 성공”=WSJ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연속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하면서 경기침체(recession)가 일어날 확률이 38%라고 전망했다. 3년 만에 가장 높은 확률이지만 침체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여전히 더 높다.

미국 경제가 ‘침체라는 웅덩이’를 피해갈 수 있는 이유로 신문은 우선 FRB의 신속한 금리 인하 정책을 꼽았다.

FRB는 8월 이후 단기 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으며 내년 중반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기금 금리는 인플레를 감안하면 3%에 불과하다. 2001년 경기 침체 직전의 4%, 1990∼91년 경기침체 이전의 5.3%에 비해 낮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정도의 낮은 금리로는 경기침체가 시작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미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다.

선진국들의 경기는 얼어붙고 있지만 미국 수출품의 절반 이상을 사가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도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며 외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늘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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