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빚진 시인의 사회’

  • 입력 2007년 12월 26일 02시 59분


“곧 날품팔이의 문을 지나겠지”서브프라임 위기 풍자시 유행

“나는 더는 내 운명의 주인이 아니다/내 돈의 선장도 아니다/곧 날품팔이의 문을 지나겠지.”

마이클 실버스틴 전 블룸버그통신 편집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위기를 지켜보며 펜을 들었다. 영국 시인 윌리엄 헨리의 시 ‘인빅투스’에 나오는 “나는 내 운명의 주인/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라는 구절을 살짝 바꾼 것.

신용위기가 세계경제의 화두가 되면서 미국 월가의 금융인들 사이에서 이를 풍자하는 시가 유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런 분위기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 빗대 ‘빚진 시인의 사회(Debt Poets Society)’라고 표현했다.

뉴욕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슬러 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의 격랑 속에서/고액 연봉의 고위직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잘렸다네/부채 시장 문제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리스크가 됐다네”라고 현실을 풍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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