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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오늘 訪中… “수교이래 최고 예우”
“해묵은 난제는 나중에” 에너지 협력 강화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해빙(解氷)을 지나 봄기운 완연한 협력 관계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당시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양국의 해빙 무드는 올 4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일과 27일부터 시작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방중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양국 사이에 동중국해의 유전 개발 및 대만 문제와 과거 역사 문제 등 껄끄러운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국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당동벌이(黨同伐異)’식 태도를 버리고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당동벌이란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다른 무리를 배격하는 것’이고 구동존이는 ‘이견은 일단 제쳐둔 채 공동 이익을 먼저 추구한다’는 뜻이다.》
○ 중-일 수교 35년 최고의 예우 준비
중국은 후쿠다 총리의 방문을 크게 환영해 1972년 수교 이래 최고의 예우를 준비 중이라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26일 전했다. 이에 따라 원 총리가 하기로 했던 28일 만찬은 주최자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으로 바뀌었다. 원 총리와는 29일 조찬을 함께한다.
후쿠다 총리의 일정도 지난해 10월 회담만 마치고 곧바로 귀국한 아베 당시 총리와 달리 다양하게 짜여졌다.
후쿠다 총리는 28일 원 총리는 물론 후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서열 1∼3위의 권력자를 줄줄이 만난다. 이날 오후엔 베이징(北京)대에서 강연을 하고 다음 날 베이징의 소학교를 시찰한 뒤 톈진(天津)을 방문할 예정이다.○ 에너지 환경보호 협력 집중 논의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에너지 및 환경보호 분야의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11·5 계획기간(2006∼2010년)에 생산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20% 줄이겠다고 선언한 중국 정부는 현재 생산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이 중국의 8.7%에 불과한 일본의 에너지 절약 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이 앞으로 에너지와 환경보호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나아가 기술을 이전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할 방침이다.
양국은 회담에 앞서 꿈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인공태양’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양국은 또 18억 달러(약 1조6902억 원) 규모의 ‘환경 펀드’를 공동 출자해 중국의 환경오염 방지시설 현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 대만 문제 제외하고는 구동존이
양국이 가장 치열한 대립을 보이는 것은 945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중국해의 유전 개발 문제. 이곳의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은 35년, 일본은 5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전이 양국의 대륙붕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주장하는 일본은 2004년 공동개발을 제의했지만 중국은 유전이 모두 자국 대륙붕에 있다며 거부했다. 올해 3월엔 중국이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오른쪽 유전에 한해 공동개발을 제의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 일본은 이번에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할 방침이지만 중국은 유전 및 역사 문제는 일단 제쳐둘 예정이다.
○ 양국 정부, 관계개선 원칙엔 일치
양국 정부는 관계개선 방침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태도와 상관없이 일본에 손을 내미는 ‘전략실험 외교’를 추진 중이고, 일본의 후쿠다 총리는 ‘아시아 중시 외교’를 주창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사이에 1972년 중-일공동성명과 1978년 중-일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연합선언과 비슷한 새로운 공동선언문이 나올 수도 있다고 홍콩 언론은 내다봤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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