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3년 세계 최초로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뉴질랜드의 등반가이자 탐험가 에드문드 힐러리 경이 타계했다. 향년 88세.
힐러리 경은 11일 오전 9시(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힐러리 경이 타계했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클라크 총리는 "힐러리 경은 자신에 대해 '평범한 능력을 가진 평범한 뉴질랜드인'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했을 뿐 아니라 결의와 겸손, 관용의 삶을 산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클라크 총리는 또 "전설적인 등반가이자 탐험가이며 박애주의자인 그는 가장 유명한 뉴질랜드인"이라고 칭송했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대행은 "힐러리 경의 이름은 모험, 꿈과 동의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양봉을 하던 33세의 청년 에드문드는 1953년 5월29일 네팔의 셰르파족(族)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날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나흘 전이었는데 에베레스트 정복 소식이 날아들자 영국은 환희와 감격에 휩싸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으며 1957~58년에는 개조한 트랙터를 타고 남극 원정에 나서는 등 탐험을 계속했다.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생전에 지폐에 얼굴이 실린 그였지만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1975년 자서전 '모험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Nothing Venture, Nothing Win)를 쓴 뒤 가진 인터뷰에서 "모험은 나처럼 평범한 능력을 가진 평범한 사람에게도 가능하다"고 겸손해했다.
또 에베레스트를 함께 정복한 셰르파 노르게이와 자신 중 누가 먼저 에베레스트정상을 밟았는지에 대해서도 "노르게이와 나는 한 팀으로 함께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힐러리 경은 셰르파족을 위해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는 등 셰르파족을 돕는 데 일생을 바쳤으며, 환경보호에도 힘써 1987년 유엔이 선정한 '글로벌 500' 환경보호운동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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