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화재 희생 中동포 조명
“좀 더 잘살아 보려고 고국을 찾았지만 화재로 코리안 드림이 깨졌다.”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로 중국 동포 노동자 13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뉴욕타임스가 10일 이들의 비극적인 삶을 조명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현재 코리안 드림을 가슴에 안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중국 동포가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다고 전했다.
과거 일제의 탄압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났던 조선족이 한국에서 1년만 일하면 중국에서 10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으로 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3D’ 직종에서 일하면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국 내에서는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조선족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 인하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동포’들을 항상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이번 화재로 희생된 한 중국 동포 노동자의 누나는 “우리는 한국에서 소처럼 일하고 있지만 노예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남편을 잃은 황정화 씨는 “남편과 일하는 곳이 달라 한 달에 한두 차례, 그것도 몇 시간 동안만 함께 지낼 때가 많았다”며 “살아 있을 때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이 신문은 한국 경제가 중국 동포 노동자 30만 명과 베트남과 미얀마 등에서 한국에 일하러 온 이주 노동자 20만 명이 없이는 휘청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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