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사진) 프랑스 대통령의 정파를 초월한 인재 등용과 교류가 해외 인사에까지 미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에는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 당 대회에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연사로 초대했다.
그는 지난해 취임 이후 좌파 출신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장관과 파델라 아마라 도시정책 차관 등을 기용하고 자크 랑 전 문화장관을 헌법개정위원회에 영입하는 등 정파를 초월한 개방(Ouverture) 정책을 취해 왔다.
블레어 전 총리는 12일 초청 연설에서 “중도좌파인 나는 미국에서라면 민주당원일 것이고 영국에서는 아시다시피 노동당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방정책을 염두에 둔 듯 “프랑스에서라면 아마도… 정부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UMP 당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이어 “물론 농담이다. 난 프랑스에서라면 사회당에 있을 것이고 사회당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는 늘 저항에 부닥친다. 여러분이 변화를 실행에 옮기려는 순간 모든 사람이 반대하고 나선다. 그러나 변화를 이루고 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블레어 전 총리는 최근 새 애인을 만난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근감을 과시하듯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정력적’이다”라고 말해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3월 지방선거에서 후보 중 약 30%를 좌파 인사로 공천할 계획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지방선거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당 대회에서 개방의 제스처를 알리고자 블레어 전 총리를 초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에 앞서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1998년 수상자인 인도 벵골 출신의 아마르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를 국내총생산(GDP)을 대체할 새로운 국가행복지표 개발 위원회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낸 스티글리츠 교수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을 비판했던 인물로 이른바 ‘대안(代案) 세계화주의자’들의 지적 우상. 센 교수는 주류 경제학에 도전해 빈국과 빈민 문제를 중시하는 후생 경제학의 세계적 대가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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