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미시간 예비경선 매케인 - 롬니 박빙 승부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2008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초반 군소 후보로 추락해 버린 듯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비상하고 있다. 공화당 1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이고 민주당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5일 실시된 미시간 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는 매케인 후보의 부활 드라마가 클라이맥스로 계속 치달을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게 될지를 결정지을 한판 승부로 꼽힌다. 인구 1000만 명의 미시간에서는 여러 면에서 대비되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매케인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미시간 결전=프라이머리 직전 로이터통신과 조그비 공동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후보는 27%, 롬니 후보는 2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나타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15%로 3위.

‘소신의 정치인’으로 불리는 매케인 후보는 자동차산업의 고전으로 실업률이 7.4%에 이르는 이곳에서도 “제조업 일자리가 다시 돌아오기 힘들 것이란 괴로운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한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공을 들이고도 2위에 그친 롬니 후보는 미시간 주마저 놓치면 당선권에서 멀어진다는 절박함을 안고 있다. 미시간은 그가 태어난 곳이자 아버지가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인기 높은 3선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본거지다.

▽대비되는 매케인과 롬니=72세의 고령인 매케인 후보는 베트남전쟁 포로 시절 당한 부상 후유증으로 팔을 어깨 위로 올리지 못하고 빗질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연설 제스처도 어색하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다.

반면 롬니 후보는 ‘전형적인 미국 지도자의 틀’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준수한 외모로 어필한다.

하지만 가정생활은 매케인 후보가 자유분방한 과거를 가진 반면 롬니 후보는 건실한 대가족의 가장이다.

매케인 후보는 이혼 후 부잣집 딸이자 18세 연하인 현재 부인과 결혼했다. “나는 첫 부인과 이혼하기 전에 여성관계가 복잡했다”고 시인했던 일도 있다.

반면 모르몬교도인 롬니 후보는 고교 시절 여자친구와 결혼해 40년을 해로하면서 장성한 다섯 아들을 둔 대가족의 가장이다.

▽매케인 부활의 비결은?=전국 공화당원 대상 조사에서 매케인 후보는 2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허커비, 롬니 후보가 각각 20%와 19%로 뒤쫓는 형국이다.

‘졸면 낙오한다’는 시쳇말의 시범 케이스처럼 되어 버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전국 여론조사에선 15%로 4위, 유일한 승부처로 삼아 온 플로리다에서도 매케인 후보보다 1%포인트 뒤진 18%를 기록하고 있다.

라스무센의 14일 전국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후보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49% 대 38%,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도 46% 대 43%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선두권에서 한참 뒤처진 3, 4위를 면치 못했던 그가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로 미국인들은 일관성과 소신, 애국심을 든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이라크전쟁 지지 소신을 굽힌 적이 없고 이민자 정책이나 경제 문제에서도 일관된 길을 걸었다. 힐러리, 롬니 후보 등 다른 유력 주자들의 시류에 부합하는 ‘갈지자’ 언행과 대비되고, 이라크의 상황이 개선되면서 상승 기류를 탔다는 분석이다.

매케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보유한 최고령 당선 기록(69세)을 깨게 된다.

존 매케인 vs 미트 롬니
존 매케인(72)-미트 롬니(61)
아버지, 할아버지가 해군 제독가문아버지가 미시간 주 3선 주지사 어머니는 배우 출신 미시간 주 상원의원 도전자
해군사관학교 졸업.“끝에서 5등으로 졸업했다”고 밝힘학력스탠퍼드대 입학. 모르몬교 학교인 브리검영대 졸업.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법과대학원 졸업
재선 하원의원, 4선 상원의원,군사위원회 위원장행정정치경력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매사추세츠 주 주지사
해군 장교로 베트남전쟁 참전.포로로 잡혀 5년 반 수용소 생활초기경력경영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에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름. 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 창업
4040만 달러재산2억2000만 달러
18세 연하와 재혼. 방글라데시에서 딸 입양가족고교 때 여자친구와 결혼해 5남을 둠
이민개혁·정치자금법개혁·로비스트 개혁·기후변화대응법 마련 등 정치적 부담이 큰 법안을 주도강점성공한 경영자, 주지사 경력 등 행정 경험 풍부
고령에 고문 후유증으로 자세가 부자연스러워 TV 정치에 부담. 사사건건 입바른 소리를 해 보수 유권자의 거부감 큼약점“에덴동산이 미주리 주 어딘가에 있다”는 기록을 따르는 모르몬교 신자. 상원의원 출마 때 낙태에 찬성했다가 공화당 대선 출마를 결심한 뒤 낙태 반대로 돌아섬
“정치적 손해를 입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말말말“경영 솜씨를 발휘해 워싱턴 정치 문화와 정부업무 방식을 확 고쳐놓을 그날이 기대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sechepa@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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