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6일 비행기 승무원으로 깜짝 변신했다.
힐러리 캠프는 언론과 거리를 두었던 기존의 전략에서 벗어나 선거유세용 항공기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보잉 B737 기종인 ‘힐 포스 원’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이름을 따왔다.
17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힐러리 후보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리노까지 2시간을 비행하는 동안 재치 있는 안내방송을 선보였다.
그는 “미 연방항공청(FAA)은 기내에서 저에 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휴대전화와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기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힐러리 후보는 이어 “안전벨트 착용 경고등이 꺼지더라도 계속 안전벨트를 매 주시기 바랍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난기류에 휩쓸릴 수 있음을 최근에 알았습니다”라고 방송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당한 충격적인 패배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어 “예상치 못한 지지도 하락 사태가 발생할 경우 비행기는 (8일 프라이머리에서 그가 기사회생하도록 해 준) 뉴햄프셔로 방향을 틀겠습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경쟁자들에 대한 애교 섞인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른쪽으로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과 전쟁에 사로잡힌 미국이, 왼쪽으로는 탄탄한 중산층과 국내외에서 강력한 신망을 얻을 미국이 보이실 겁니다”라고 말해 우파인 공화당을 비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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