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이전하자 입학률 껑충
일본 대학들의 ‘도심 U턴’ 바람이 거세다.
도쿄(東京) 고다이라(小平) 시에 있는 쓰다주쿠(津田塾)대는 올 4월 재단법인 쓰다주쿠회가 기증하는 시부야(澁谷) 구의 건물에 새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15일 발표했다.
이 대학은 2010년 이 건물에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대학원과 영어교실을 개설할 예정이다.
시부야 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요다(千代田) 구에서는 메이지(明治)대 니혼(日本)대 호세이(法政)대 등이 학교 시설과 터를 확장하는 중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심인 23구(區)에 교사를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 사례가 30여 건에 이른다.
대학들이 도심으로 U턴하는 현상이 수도권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아이치(愛知) 현 세토(瀨戶) 시에 있는 나고야가쿠인(名古屋學院)대는 지난해 봄 4개 학부 가운데 3개 학부를 나고야 시 중심부에 마련한 새 캠퍼스로 옮겼다. 일본 대학들이 도심으로 돌아가는 가장 큰 원인은 ‘소자화(少子化·각 가정의 자녀 수가 줄어드는 현상)’에 따라 대학 지원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여건이 잘 갖춰진 곳이 아니면 학생들이 입학을 꺼린다는 것이다.
아이치 현 도요하시(豊橋) 시에서 전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산간지역에 위치한 모 대학 사회복지학부의 경우 학생 수가 정원의 6%인 24명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나고야가쿠인대는 캠퍼스 이전을 전후해 합격생의 입학률이 40%에서 70%로 껑충 뛰었다. 도요(東洋)대는 2006년 지방에 있던 일부 학부를 도쿄 분쿄(文京) 구로 옮긴 결과 지원자가 전년보다 6000명 이상 늘었다.
일본에서는 2002년까지만 해도 대학이 수도권에 교사를 신설 또는 증설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본 정부가 ‘수도권 기성시가지 공장 등 규제법’을 통해 대학을 교외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제를 통한 ‘균형 있는 발전론’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자 일본 정부는 2002년 7월 이 법을 폐지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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