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료들에게 이별 인사를 하게 됐어. 성전(지하드)에 참여하게 해 준 알라 신께 감사드린다. 너희들도 성전의 길을 잊지 말기 바란다.” ‘무자히드1988’이라는 필명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웹사이트 ‘알 에클라스 포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한 누리꾼은 지난해 5월 이 글을 남기고 이라크로 떠났다. 게시판에는 “네가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 기쁘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순교가 이뤄지길 기도한다”는 격려의 글이 줄을 이었다.》
같은 웹사이트에서 활동해 온 북아프리카 출신의 아부 알 히자 알 마그히리비 씨도 ‘무자히드1988’의 뒤를 따랐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라크에 도착해 ‘무자히드1988’과 함께 있다. 모든 이교도와 싸울 것을 약속한다”는 글을 올렸다.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최근 인터넷에서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까지 구축하는 등 기술 진보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전 세계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격려하며 테러 공격에 나서도록 부추기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외롭지 않다”=미국 NBC방송의 테러담당 전문기자 에번 코블먼 씨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산하 테러대처센터(CTC)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CTC의 파수꾼’ 1·2월호 기고문에서 이슬람 사회연결망의 대표적 웹사이트로 2005년 11월 폐쇄된 ‘문타다 알 안사르 포럼’과 그 뒤를 이은 ‘알 에클라스 포럼’ 등을 꼽았다.
‘알 안사르 포럼’에 글을 올리던 수단 출신의 하산 아브델 라만 씨는 현실 참여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이다 2004년 11월 사라졌다. 그는 4개월 뒤 이라크 바쿠바에서 숨졌다. 회원들은 게시판에 올라온 라만 씨의 가족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어 위로를 했다.
코블먼 씨는 “사회연결망 웹사이트를 통해 이들은 신념을 키우고, 군사 기술을 배우며, 알 카에다 간부들과 교감을 나눈다”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제 외로운 존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알 카에다 웹사이트 급증=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가브리엘 웨이만 교수는 같은 잡지에 게재한 글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약 5600개의 알 카에다 관련 웹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해마다 900개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지지하는 영어 웹사이트만 100여 개에 이르며 이들 사이트를 통해 극단주의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키 스미스 영국 내무장관은 19일 “젊은이들이 알 카에다의 사회연결망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