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주째 폭설 세계경제 흔들…피해지역 외국기업 조업 차질

  • 입력 2008년 2월 2일 03시 00분


1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설로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중남부 지역의 기업들이 4주째 계속된 ‘눈 폭탄’으로 생산에 큰 차질을 빚어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최대 자동자 메이커인 도요타 톈진(天津)공장은 폭설로 부품공급이 원활치 못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조업을 중단해 1650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난징(南京)에 있는 한국의 LG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도 지난달 26일과 27일 폭설로 직원들이 제때 출근을 못하게 되자 아예 조업을 중단했다.

쑤저우(蘇州)의 삼성 세탁기 공장 역시 지난달 29일 폭설로 협력업체가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데다 직원들도 정시 출근이 어렵게 되자 아예 하루를 쉬었다.

석탄과 알루미늄 등 폭설 피해 지역의 원자재 값도 이상 폭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3일 동안 6%가 뛰었다. 이 지역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포스코 차이나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장쑤(江蘇) 성 장자강(張家港)의 포스코 철강공장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있지만 주변 지역 기업들은 며칠 전부터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폭설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 현재 60명이 사망하고 537억9000만 위안(약 7조712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특히 주택 108만5000채가 붕괴하거나 일부 파괴됐다. 폭설은 춘제(春節·중국 설날) 연휴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여서 앞으로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가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폭설이 시작된 지난달 10일 5,456.54를 기록했던 상하이(上海)종합주가지수는 1일 4,320.77로 약 3주 만에 20.8% 하락했다.

홍콩 언론과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폭설로 중국에서 ‘세계의 공장’이 몰려 있는 지역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최근 침체 국면에 접어든 세계경제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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