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G7회의 ‘美 서브프라임 사태 안정화’ 성명 채택

  • 입력 2008년 2월 10일 02시 52분


“금융사 손실 투명공개-자본금 늘려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9일 도쿄(東京)에서 회의를 열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적절한 대책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G7은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세계 경제가 견고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의 문제로 불확실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명시했다.

G7은 직전 회의가 열렸던 지난해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세계경제가 5년째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동성명은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다고 보는 원인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악화, 금융시장 혼란의 장기화, 원유 및 곡물가격 급등 위험 등을 꼽았다.

G7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혼란 해소 대책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협력해 필요한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8월 금융시장에 약 170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유럽은 이어 12월에도 53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공동성명은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손실을 본 금융회사들이 정확한 손실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자본금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측은 각국이 내수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동성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과 유럽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거시경제의 파장이 미국만큼 심각하지 않은 데다 재정적자 등으로 인위적인 내수 확대에 나설 만한 형편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G7은 원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중동 등 산유국에 석유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유럽 측이 달러 약세에 불만을 표시했으나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는 종전의 표현을 유지했다. 또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절상 속도를 가속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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